공개를 전제로 했더니 처음 생긴 문제들
링크를 열어보는 순간부터 달라진 감각
이전글에서 계산기를 배포 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나니
묘한 긴장감이 따라왔습니다.
기능은 이미 완성됐습니다.
숫자를 입력하면 결과가 나오고,
잘못 입력하면 안내 문구도 표시됩니다.
혼자 테스트할 때는 분명히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번 써보세요”라고 말하려니
손이 잠깐 멈췄습니다.
혹시 안 열리지는 않을까.
모바일에서는 깨지지 않을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친절하지 않을까.
그전까지는
코드가 돌아가는지만 확인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공개를 전제로 하자
생각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완성의 기준이
‘작동 여부’에서
‘신뢰 가능 여부’로 이동한 것입니다.
혼자 쓰는 기준은 서비스 기준이 아니었다
저는 그동안
‘내가 이해하면 충분하다’는 기준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계산 공식이 맞고
버튼이 눌리고
결과가 나오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링크를 공유한 뒤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사용자는 제 머릿속 설명을 모릅니다.
어떤 값을 먼저 넣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도구가 무엇을 계산하는지도
처음엔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자연스럽게 숫자 두 개를 입력하고
계산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지인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넣고 누르면 왜 이렇게 나오나요?”
그 질문을 듣고
화면을 다시 바라봤습니다.
아무 입력 없이 계산 버튼을 누르면
0 이 출력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상황을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문제는 코드가 아니었습니다.
사용자를 상상하지 못한
제 시야였습니다.
공개 후 처음 발견한 실제 문제들
공개를 전제로 점검을 시작하자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입력 전 안내가 부족했습니다.
처음 열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약간 애매했습니다.
둘째, 오류 메시지가 추상적이었습니다.
“잘못된 값입니다”라는 문장은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셋째, 결과 영역이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계산은 되는데
성공했는지 잠깐 멈칫하게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이 문제들은
거창한 기능 추가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수정했습니다.
-
입력창 아래에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라는 기본 안내 문구 추가
-
공란일 경우 “값을 먼저 입력해 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안내
-
결과 영역에 배경 구분을 줘 시각적으로 강조
코드는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화면의 인상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초보자도 바로 해볼 수 있는 점검 방법
혹시 간단한 계산기를 만들었다면
다음 순서로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
아무 값도 입력하지 않고 버튼을 눌러봅니다.
-
숫자 대신 문자를 입력해봅니다.
-
모바일 화면 크기로 줄여서 열어봅니다.
-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10초간 아무 설명 없이 화면을 바라봅니다.
이 네 가지만 해도
생각보다 많은 허점이 보입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거치며
몇 번이나 고쳐야 했습니다.
특히 네 번째 방법이
가장 도움이 됐습니다.
설명 없이 이해되는지 바라보는 순간
제가 얼마나 제 관점에 갇혀 있었는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보자에게는 '배려의 기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공개는 부담이 아니라 성장 장치였다
처음에는 공개가 두려웠습니다.
혹시 지적받을까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반응을 받는다면
공격이 아니라 힌트에 가까울것입니다.
제가 보지 못한 부분을
대신 봐주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공개를 하지 않았다면
이 계산기는
제 컴퓨터 속 파일로만 남았을 것입니다.
공개를 했기 때문에
다듬기 시작했고
다듬었기 때문에
조금 더 서비스에 가까워졌습니다.
그 차이는
기술의 크기가 아니라
관점의 변화에서 생겼습니다.
요약 / 정리
-
공개는 완성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
혼자 쓰는 기준은 서비스 기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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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문제는 기능이 아니라 설명 부족에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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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점검만으로도 완성도는 크게 올라갑니다.
-
“내가 만든 서비스다”라는 감각은 공개 이후에 더 단단해집니다.
코딩은
결국 사람을 향한 작업이었습니다.
공개를 전제로 생각하는 순간
코드는 비로소
사용자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만든 도구를 처음 본 지인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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