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을 줄였더니 오히려 더 좋아졌다 – 단순화 실험기
도구를 만들다 보면 이상한 욕심이 생깁니다.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자.”
“이 기능도 넣으면 더 좋아 보이지 않을까?”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계산 도구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버튼이 늘어나고, 옵션이 늘어나고, 화면이 복잡해졌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더 좋아진 게 아니라, 더 불편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기능을 덜어냈더니 오히려 더 좋아졌던 경험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초보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 예제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기능을 더할수록 좋아질 거라 믿었습니다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자"는 욕심은 사실 지난번 이야기했던 [완벽해질 때까지 공개하지 않겠다는 생각의 함정]과도 연결되는 문제였습니다. 그 욕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처음 만든 도구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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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입력
-
버튼 클릭
-
결과 출력
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월 생활비를 계산하는 간단한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월 고정비와 변동비를 입력하면 합계를 보여주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프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연간 비교 기능도 넣어볼까?”
“카테고리별 통계도 있으면 더 전문적이지 않을까?”
그래서 하나씩 추가했습니다.
차트 영역을 만들고, 설정 옵션을 늘리고, 세부 선택 버튼을 붙였습니다. 화면은 점점 화려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뿌듯했습니다.
“이제 진짜 서비스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자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입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어디를 눌러야 할지 잠깐 멈추는 순간이 생겼습니다.
결국 사용 빈도가 줄었습니다.
기능은 늘었는데, 사용성은 떨어졌습니다.
복잡함은 조용히 사용을 멈추게 합니다
복잡함은 에러처럼 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식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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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미루게 됩니다.
-
“나중에 정리해야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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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구를 열지 않게 됩니다.
저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도구의 목적은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주 쓰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요.
이 부분은 제가 이전에도 고민했던 [내가 만든 도구를 매일 쓰게 만드는 작은 차이-반복 사용성을 만드는 UX 요소]와 맥을 같이 합니다. 결국 기능의 화려함보다 중요한 건 '사용자의 반복'이었습니다.
기능이 많아질수록 선택해야 할 것이 늘어납니다.
선택이 많아질수록 생각이 많아집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행동이 느려집니다.
초보자에게는 특히 그렇습니다.
과감하게 덜어내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했습니다.
기능을 더하는 대신,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삭제합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한 번도 누르지 않은 버튼은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통계 그래프, 세부 설정, 고급 옵션을 지웠습니다.
입력 흐름을 끊는 요소는 정리합니다
팝업 창, 확인 버튼, 중간 선택지를 줄였습니다.
입력 → 계산 → 결과
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핵심 목적과 직접 관련 없는 것은 제외합니다
도구의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번 달 얼마를 썼는가?”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 기능은 제거했습니다.
단순한 예제로 직접 해보겠습니다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예제를 소개하겠습니다.
목표는 “두 숫자를 더하는 계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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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창 두 개를 만듭니다.
-
계산 버튼 하나를 둡니다.
-
결과를 보여줄 영역을 만듭니다.
처음에는 여기까지만 만듭니다.
그리고 사용해봅니다.
그 다음, 이런 기능을 추가해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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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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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계산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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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값 계산
-
그래프 표시
이때 질문합니다.
“지금 꼭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다면 추가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버전으로 일주일 사용해봅니다.
놀랍게도, 단순한 도구가 더 자주 사용됩니다.
이 실험은 누구나 바로 해볼 수 있습니다.
기능을 줄였더니 달라진 점
단순화한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속도’였습니다.
입력이 빨라졌습니다.
생각하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클릭 수가 줄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버전은 기능이 많았지만 자주 쓰지 않았습니다.
단순화한 버전은 기능이 적지만 반복해서 사용했습니다.
도구의 가치는 기능의 개수가 아니라
사용의 반복성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초보자가 기억하면 좋은 단순화 원칙
정리해보면, 저는 세 가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첫째, 한 번에 하나의 문제만 해결합니다.
둘째, 선택지를 줄이면 사용성이 올라갑니다.
셋째, 덜어내는 결정이 설계를 선명하게 만듭니다.
기능을 추가하는 일은 쉽습니다.
삭제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삭제가 곧 방향을 정하는 일입니다.
요약 및 정리
이번 실험을 통해 저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도구는 화려해야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많이 할 수 있어야 좋은 것도 아닙니다.
자주 쓰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기능을 줄였더니
사용이 쉬워졌고,
반복이 가능해졌고,
결국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만들고 있는 도구가 복잡해지고 있다면,
하나만 남겨보시기 바랍니다.
“이 도구의 핵심 질문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바로 답하는 기능만 남기면 됩니다.
저는 이번 단순화 실험을 통해
‘더하기’보다 ‘빼기’가 더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빼기가
도구를 더 좋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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